옛말에 "천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을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부부가 평생을 해로해도 상대를 온전히 안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사람이란 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결코 알 수 없는 그런 간단치 않은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물며 하나 건너 남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지요.
하지만 산다는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그 알 길 없는
사람들과 뒤섞여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삶은 녹록지 않고 간단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살다 보면 으례 느끼는 바이지만
일이 힘들다기보다는 정작 사람이 힘듭니다.
일이야 쉽든 어렵든 꾹 참고 하면 그만이지만
사람은 잘못 얽히고 설키면 도저히
그 실타래를 풀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삶이란 사람과의 뒤엉킴이고
사람과의 뒤섞임이며 사람과의 씨름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삶을 산다는 것은
사람을 알아가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궤적에 다름 아닙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숱한 사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서로 없으면 죽고 못살 것처럼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세상에 다시 없는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부부가 서로를 가리켜
"원수가 따로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르겠는 것이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좀 알아야겠다고 해서 사람을 이리저리
몇 가지 유형에 짜맞추거나 하는 것도
온당치 못한 일입니다.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인간도
그 나름의 특색이 있기에 한 가지로
범주화하거나 유형화하는 것은
점잖게 말해서 일반화의 오류요
'까놓고'말하면
"사람 잘못 본 것"입니다.
사람공부를 하는 궁극적 이유는 내가 나 되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공부 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