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든 병을 이기는 힘이 아니라
어떤 병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위안이다.
현대의 성자라고 불리는 다미안 신부는 벨기에 사람으로
스무네살의 젊은 나이에 하와이에서 신부로 서품되었던 성직자이다.
그는 하와이 정부가 몰로카이라는 섬에 나환자를 위한 정착촌을
세우자 서른세 살의 나이에 자원하여 들어가 12년 동안 나환자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마흔다섯 살의 나이에 문둥병 환자가 되어버린다.
그리하여 4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가 문둥이들 속에서 문둥병 환자로
죽었으므로 '문둥이 성자'로까지 불리고 있다.
문둥병은 손톱이 빠지고 코가 뭉개지며 턱살이 흘러내리는 등
사람이 점점 사람의 형상을 잃어가면 죽는 병이다.
어릴 적 우리는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을
풀랑켄슈타인 같은 괴물로 알았으며,
그들이 어린아이의 심장을 먹고 산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두려워했다.
하지만 다미안 신부는 스스로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똑같은
병을 앓다가 죽었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꼐 살기 위해
그들이 앓고 있는 치명적인 병마저 받아들였던 다미안 신부.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아름다운 문둥병 하나 앓고
있었던 건 아닐까.
사랑하는 일은 서로 닮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치명적인 나병이라 할지라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같은 병을 앓게 된다면
세상에 정녕 무섭고 혐오스런 병이란 없을 것이다.
사랑은 모든 병을 이기는 힘이 아니라,
어떤 병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위안이다.
-최인호의 인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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